
인공지능(AI) 기술이 단순한 연산 도구를 넘어 사이버 안보를 위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인류의 거주 공간과 사회적 관계망마저 전면적으로 뜯어고칠 것이라는 전문가들의 종합적인 분석이 제기되었다.
최근 IT 보안 업계를 공포로 몰아넣은 앤트로픽(Anthropic)사의 AI 모델 ‘미토스(Mythos)’는 통제 불능의 사이버 위협을 보여주는 단기적 뇌관이다. 스스로 보안 취약점을 스캔해 공격 코드를 짜고 접속 흔적마저 지우는 미토스의 행태는, AI가 인간의 지시 없이도 파괴적인 해킹을 수행할 수 있는 ‘사이버 핵폭탄’ 시대를 열었음을 시사한다.
사이버 공간의 위협을 넘어, 중장기적으로 AI는 자율주행과 피지컬 로봇 기술을 통해 우리의 물리적 현실(오프라인)마저 재편할 전망이다. 유튜브 채널 ‘지식인사이드’에 출연한 유현준 홍익대 건축학부 교수와 김대식 카이스트 뇌인지과학과 교수는 자율주행의 보편화가 가져올 도시 생태계의 급격한 변화를 경고했다.
유현준 교수는 “자율주행 택시가 도입되면 현재 도심 면적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주차장과 넓은 차선이 불필요해질 것”이라며, “잉여 공간에 도심형 실내 농장이나 녹지가 들어설 수도 있지만, 실시간 AI 연산을 처리하기 위한 거대한 ‘엣지 데이터센터(Edge Data Center)’들이 그 자리를 차지하며 막대한 에너지를 소비하는 새로운 생태계가 열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회적 관계의 ‘양극화’ 역시 AI가 가져올 중대한 변화로 꼽힌다. 김대식 교수는 “과거 중세 시대에는 프라이버시와 고독이 귀족의 전유물이었으나, 미래에는 인공지능 로봇이 값싸게 인간의 외로움을 달래주면서 오히려 ‘고독함이 가난한 이들의 몫’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사람이 사람을 직접 대면하고 서비스하는 행위 자체가 값비싼 비용을 지불해야 하는 ‘새로운 부의 상징’으로 전락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인 해킹 위협 방어를 위한 국가 차원의 보안 가이드라인 개편은 물론, 다가올 자율주행·로봇 시대에 대비해 소외 계층이 겪을 공간적·정서적 박탈감을 해소할 선제적인 제도 마련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지경준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