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0회 진도꽃게축제가 열린 임회면 서망항은 오랜만에 활기로 가득 찼다. 무대 위 가수 마이진의 시원한 가창력에 맞춰 푸른 응원봉이 파도처럼 일렁였다. 하지만 축제의 이면에는 현지 물가와 지역 경제 생존이라는 현실적인 고민이 교차하고 있다. 경주에서 먼 길을 달려온 노부부의 “대(大)자 5만 5천 원, 경비까지 생각하면 녹록지 않다”는 뼈있는 한마디는 오늘날 지역 축제가 직면한 딜레마를 정확히 짚어낸다.
소비자 입장에서 ‘착한 가격’이 아님은 분명하다. 고물가 시대에 지갑은 얇아졌고, 산지까지 찾아온 수고로움에 대한 보상 심리도 작용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이 가격표를 단순히 ‘바가지’나 ‘상술’로만 치부할 수 없는 지역의 척박한 현실이 존재한다. 기후 변화로 인한 수온 상승, 치솟는 어선 면세유 가격, 그리고 인건비 상승까지. 바다로 나가는 어민들의 어깨에 얹힌 삶의 무게는 5만 5천 원이라는 가격표 이상으로 무겁다.
사회를 꿰뚫는 철학적 통찰을 제시해 온 박구용 교수는 종종 “축제란 단순한 시장 논리가 작동하는 거래의 장이 아니라, 사람과 사람이 만나 온기를 나누고 환대하는 소통의 시공간”이라고 강조한다. 산지 축제에서 우리가 지불하는 비용에는 신선한 해산물의 값을 넘어, 이른 새벽 거친 파도를 헤치고 바다로 나간 어민들의 노동에 대한 존중과 지역 공동체를 지탱하는 연대의 의미가 포함되어 있다. 반칙과 특권 없이 정직하게 땀 흘리는 이들의 삶을 지지하는 ‘사람 사는 세상’의 가치는 이러한 공감에서 출발한다.
더욱이 진도를 비롯한 지방 도시들은 ‘지방 소멸’이라는 절체절명의 위기 앞에 서 있다. 마강래 교수는 “지역 경제의 혈맥을 잇기 위해서는 외부 인구의 유입과 소비가 필수적이며, 지역 축제는 이를 위한 가장 절박한 생존 전략”이라고 역설해 왔다. 지자체가 5월 2일부터 3일까지 열리는 ‘2026 진도개 페스티벌’과 연계하여 시너지를 모색한 것도 이 때문이다. 서망항과 진도개테마파크를 오가는 셔틀버스를 운행하고, 진도개 페스티벌 행사장 종합상황실(운영본부)에서 꽃게 1kg당 5,000원(1인당 3kg 제한) 할인권을 지급하는 등 고육지책을 내놓았다. 어떻게든 관광객의 이동 편의와 경제적 부담을 덜어주면서도 어민들의 생계를 보호하려는 ‘실용적 민생 안정’의 치열한 고민이 엿보이는 대목이다.
소외된 지역의 어민들과, 경제적 여유를 쪼개어 축제장을 찾은 서민 관광객 모두 우리 사회가 보듬어야 할 이웃들이다. 진도꽃게축제를 바라보는 우리의 시선이 단순히 ‘비싸다, 싸다’의 계산기를 넘어, 두 축제의 연계를 통해 지역과 사람이 함께 공존하는 따뜻한 이해의 장으로 확장되기를 기대해 본다.


